75년전 한 시골의 '없는' 집안에 8남매중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 모시고, 동생들 모두 분가시키시고, 두 남매를 열심히 키우신 아버지.
동생들 분가 시킬때마다 키우던 소를 팔고, 논 하나씩을 팔아야 했기에 내자식에게는 많은 걸 못해줬다고 지금도 한번씩 눈물을 흘리시는 아버지.
타고난 똑똑한 머리가 있으셔서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고 도시생활 하고 싶었으나, 농부의 큰아들이라는 이유로 눌러앉아 농사를 지을수밖에 없으셨다던 아버지.
치매에 걸린 엄마를 2년째 보살피면서도 "젊어서는 내가 고생시켰으니, 이제는 내가 좀 고생하지뭐" 라고 하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친손주 둘, 외손주 둘이 있다.
목소리만 들어도 든든하다는 친손자 둘에, 예뻐서 봐도봐도 또 보고싶다는 외손녀와 외손자가 올해는 모~두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에 줄줄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올해 봄부터 손주들 졸업을 준비하고 있다던 아빠가 어제밤에 딸아이와 통화를 하시더니, 아이들 통장에 돈을 보내셨다고 한다.
각자 아이패드와 컴퓨터를 사겠다고 돈을 모으는데 거의 해결될 정도의 거금을 지불하심에 다시 전화를 드려 걱정하는 소리를 했더니, "그게 내 즐거움이니 아무소리 말거라~" 하시는데 가슴이 울컥해졌다.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는 애들은 좀 더 줘야지~" 라고 하시기에 "돈은 어떻게 모았어요?" 했더니,
"엄마꺼랑 내꺼랑 노령연금 몇달 안쓰고 모았지~^^" 라며 행복해 하시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찡한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사랑'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