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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졸보(쫄보)였나

진주 이통장단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지 벌써 한달하고도 보름쯤 지나고 있는데, 줄어들기는 커녕 하루에 10명안팎의 확진자를 알리는 문자가 핸드폰에서 계속 울리고 있다.

11월 말부터 진주지역 모든 미팅이 본격적으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나역시 완벽하게 집밖을 나가지 않게 되었다.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던 공간인 모든 카페는 자리에 앉을 수 없어, 내가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한두명씩 집으로 초대해서 차를 마시기도 하고, 미팅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요며칠은 우리 아파트 주변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그조차도 할수 없게 되었으니 말그대로 '고립'이다. 그런데 그렇게 고립되어 있던 이번주가 내 생애에서 가장 빨리 지나간 느낌은 뭘까? 새해 첫날 뜨는 태양을 본게 이틀정도 밖에 안된것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 지났으니 말이다.

매일같이 반복 되는 아침운동, 집안일, 강의 듣기, 온라인 미팅과 전화 통화는 계속 되고, 그 와중에 한파로 학원에 태워달라는 아이들을 픽업해준다. 틈틈이 좋아하는 커피마시기, 책보기 등도 하지만 많은 시간을 쓸 여유는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남편은 직장으로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조심스럽지만 마스크를 쓰고 학원으로 등원한다.

점포를 하는 분들은 상점 문을 열고 뜸하게 들르는 손님을 기다리고, 어린 아이들도 아침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차량에 탑승하고, 학습지 선생님들도 아이들 수업을 들어간다.

다들 조심스럽게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는데 왜 나만 '멈춤' 상태인 것 같지? 혹시 코로나를 핑계로 나 스스로 칩거를 선택한 졸보였나? 분명 일도 하고 있고, 무언가를 쉬지 않고 하고는 있는데 혼자 멈춘 것 같은 이 느낌은 나를 썩 기분 좋지 않게 한다. 그러나 이런 기분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 모든 것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시대에 발맞춰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해석하자. 단지 나는 얼굴 마주하고 대화를 나눌 사람이 그리웠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