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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대면 Day

바깥 업무다운 업무를 보기 위해 오랫만에 드라이클리닝을 해놓은 외출복을 꺼내입고, kf94 마스크를 단디 쓰고 집을 나섰다. 며칠동안 집안과 온라인 공간에만 있었던 나는 콧바람 쐴 생각에 차가운 날씨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사천에 잠시 볼일을 보고, 마산을 가야하기에 50분 정도 국도를 달릴 나와 함께 할 커피를 사가기로 한다. 사천 스타벅스점에서 드라이브스루를 하기로 하고, 어플을 열어 Siren order를 한다. 드라이브 스루 입구에 진입하면서 시커멓고 구멍이 숭숭 뚤린 네모난 기계얼굴에 이야기를 하고, 좀 더 진입하여 (다행히 직원이 건네주는) 커피를 받아들고 출발한다. 

 

진주에서 마산으로 이어지는 국도에는 숨어있는 과속 카메라가 있기에 (몇번이나 과태료를 냈는지 모름 ㅠ) 급한일이 아니고서는 정규속도 80을 과하게 넘지 않는다. 마산에 도착하여 건물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입구에서 두 기계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첫번째 기계의 네모난 화면에 나의 얼굴을 보이고 있노라니 '정상체온 입니다' 라며 나의 출입을 허락한다. 두번째 기계의 네모난 화면에서는 나를 증명할 수 있는 네모난 격자무늬를 대게한다. 원하는대로 해주자 '확인되었습니다' 라며 두번째 허락을 받는다. 그래 고맙다. 

 

그제서야 업무를 볼 수 있었고 일이 끝난 다음 물건을 사러 매장에 들른다. 몇개 안되는 물건이기에 자동계산대로 안내 받고 나홀로 '삑삑'소리를 내며 계산을 한 뒤 기계가 뱉어내는 영수증을 깔끔하게 뜯어낸다. 시키는대로 참 잘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까 마시다 남은 식은 커피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나의 하루는 마무리 되었고,

오늘 나의 외출을 반겨주었던 기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물론 중간중간 사람들과의 대화시간도 있었지만, 많은 것들이 자동화되어 가고 있는 중에 짧은 하루를 표현하기 위한 글임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