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빠짐없이 60일의 아침을 걷고있다.
이제 나에 대한 대견함이나 기특함보다는 걸을 수 있게 해주는 아침시간에 대한 고마움이 큰 것 같다.
고마운건 고마운거지만 오늘은 그냥 머리속이 좀 복잡하다.
머리속이 복잡할때는 걷는 것 만큼 좋은게 없는 것 같다. 이런 날 나의 시선은 멀리 향하지 못하고 발끝 가까이에 모아진다.
진주 아침기온이 영하5도 라는데 맞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체감기온은 영하15도였던 아침과 비슷하다.
나의 복잡했던 생각들의 방향은 지조를 못지키고 뜬금없이 이 칼바람에 꽂혀버렸다.
되돌아오는 반환점을 기준으로 너무 달라지는 바람의 방향이 나로하여금 오글거리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가는길에는 내가 바람을 밀며 걷고, 오는길에는 바람이 나를 밀어준다.
가는길에는 내가 바람을 안은채 걷고, 오는길에는 바람이 나를 안아준다.
가는길에는 패딩모자를 벗기려 하고, 오는길에는 그 모자를 깊이 씌워주려한다.
가는길에는 드러난 광대뼈가 시리고, 오는길에는 꼭 싸맨 손장갑을 벗는다.
...뭐 더 없을까? 이 무슨 초등학생 동시 쓰기도 아니고 뜬금없는 연상인가 싶기도 했지만,
한시간뒤 집에 돌아올때까지 바람에 꽃힌 생각들 덕분에 나의 복잡함을 잠시 잊었다.
그리고는 복잡해지려했던 생각들을 일부 정리해본다.
그래, 현상은 그대로인데 나의 생각과 가치의 방향에 따라 모든것이 달라질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