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이고 싶다.
이렇게 또 일주일이 끝나가고 벌써 금요일이다. 생활의 큰 변화는 없으나 요즘 뜻하지 않게 머리가 꽉 차 있는 느낌이다.
한번 더 생각해보면 별일 아닌 불필요한 것들로 무질서하게 꽉 차 있다는걸 알기에 불편함이 더욱 밀려온다.
그래서인지 노트북을 펼쳐놓고 글을 적어나가는 시간도 잘 안 만들어진다.
가끔 하는 생각이지만 머리속도 필요에 따라서 그리고 원하는 대로 비우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늦은 가을 길가에 굴러다니는 낙엽들을 수수빗자루로 쓸어 비우듯이.
눈 덮인 시골집 마당을 사람이 다닐 수 있게 넉가래로 길을 내듯이.
시골집 바깥마루에 날아들어 쌓인 먼지를 마른걸레로 밀어내듯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의 거품을 국자로 걷어내듯이.
다시 쌓이고, 다시 거품이 일더라도 어쨌든 그 순간에는 개운하니 말이다.
오늘 남편이 조금 일찍 마치고 퇴근하니 태우러 와달라는 약속 장소에 빨리 도착했다.
오전부터 서두르느라 커피 한잔을 못했기에 일부러 빨리 일정을 마치고, 근처에 드라이브스루 가능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착한 가격의 커피를 주문했다. 직원이 "더 필요한건 없으세요?". "네" 하는데 왠지 혼자 뻘쭘하다. 카페에서의 커피 한잔은 흔한 주문이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흔하지 않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심식사 후 배는 이미 부르기에 불필요한 소비는 할 필요가 없다. 커피 한잔을 들고 근처 여유있는 곳을 찾아 주차를 한 뒤 커피에 집중한다. 너무 고팠기에 오늘은 커피 맛의 좋고 나쁨은 중요치 않다. 그저 커피면 충분하였다.
한잔을 다 비우는 동안만이라도 생각을 비우고 싶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된다. 불필요한 먼지들만 또 이리저리 흩날린다.
혹시 숨은 비법을 알고 계신분이 있으시면 한수 전수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