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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수고

nayoung22 2020. 12. 20. 23:15

인터넷에서 '진주 가볼만한곳'을 검색해보면 진주성, 진양호, 경남수목원 등이 제일 먼저 리스트에 뜬다.

물론 그 곳들도 참 아름답고 반드시 가보면 좋은 곳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진주에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이곳 남강이다.

집에서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하고, 진주 시내를 운전하다보면 남강변을 끼고 운전하는 경우도 많다. 

큰 마음먹고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언제든 매일매일 걸을수 있는 곳이기에 더욱 이곳을 사랑한다.

차를 타고 지나칠때는 보지 못하는 것들을 걸을때는 더욱 많이 볼수 있어서 좋다.

계절별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그날그날 달라지는 수위, 만나게되는 생명체도 다 다르다.

걷는 것에 집중하고 싶은 날은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강의를 듣지 않는다.

바람소리, 발소리, 물결의 방향, 물냄새 등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나의 걷기는 끝나간다.

 

며칠전 아침에는 누군가가 물속에서 건져 냈을법한 쓰레기 포대들이 쌓여있었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이 포대들이 싹~사라져 있었다.

진주시에서 진행한 작업 중 하나이겠지만, 이 추운 겨울날 누군가가 물속에 들어가든 배를 띄웠든 고생을 꽤나 했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여기저기 하나씩 떠다니던 쓰레기들이 보이질 않는다.

남강을 자주 찾는 나도 감사할 일이지만, 그 속에서 머무르고 있는 물고기나 철새들도 훨씬 안전하지 않을까싶은 마음에 안심이 된다. 내가 하지못하는 수고로움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